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겁니다. 갑자기 기침을 시작하더니 며칠이고 멈추지 않거나, 밤만 되면 유난히 심해지는 기침 소리에 잠을 설쳐본 적. 처음에는 단순한 감기겠거니 하고 지나쳤지만, 그 기침이 반복되고 숨을 쌕쌕 내쉬거나, 운동 후 헐떡이며 숨을 쉬는 모습을 보면 괜히 마음이 철렁하죠. “혹시 이게… 천식?” 하고 걱정이 되는 순간이죠.
소아천식은 생각보다 흔한 질환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소아의 약 10% 정도가 천식을 앓고 있으며, 알레르기성 비염, 아토피 피부염과 함께 소아 3대 알레르기 질환 중 하나로 꼽힙니다. 하지만 성인에 비해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때로는 감기나 다른 호흡기 질환과 혼동되기 쉬워 조기 진단이 어렵기도 해요. 그래서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무척 중요합니다.
1. 소아천식을 의심해봐야 하는 주요 증상들
소아천식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지만, 대표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1) 밤에 심해지는 기침
낮에는 괜찮아 보이던 아이가 밤만 되면 심하게 기침을 하기 시작해요. 잠을 자다가 깨거나, 계속 기침을 하느라 숙면을 못 취하기도 합니다. 천식 아이들은 기도가 예민해서 찬 공기나 먼지, 알레르기 물질에 자극받으면 쉽게 기침이 유발돼요. 특히 이 기침은 감기가 나은 후에도 몇 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쌕쌕거리는 숨소리
숨을 내쉴 때 ‘휘파람 부는 소리’나 ‘쌕쌕’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천식을 강하게 의심해볼 수 있어요. 특히 감기에 걸리면 이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가슴을 들썩이며 숨을 쉬거나, 목과 갈비뼈 사이가 들어가는 듯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어요.
3) 운동 후 헐떡임
뛰놀다 보면 아이가 숨이 차는 건 당연하지만, 유독 빨리 숨이 차거나, 운동 후 기침이 심해지는 경우도 천식의 징후일 수 있어요. 어떤 아이는 운동을 하면 기침이 나서 활동을 꺼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운동유발성 천식’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4) 잦은 감기, 감기 후 장기간 이어지는 기침
천식을 앓고 있는 아이들은 감기에 쉽게 걸리고, 또 감기가 나은 후에도 기침이나 숨소리가 오랫동안 지속됩니다. 감기 증상은 나아졌는데도 숨쉬는 게 불편하다면 꼭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아요.
5) 가족력과의 관련성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아토피 피부염 등의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다면 아이도 소아천식에 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다면 아이의 작은 증상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야 합니다.
2. 소아천식, 어떻게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을까요?
천식은 완치가 어렵지만, 꾸준한 관리와 예방을 통해 증상을 억제하고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질환입니다. 특히 성장기 아이들은 조기 진단과 예방이 중요한데요,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할게요.
1) 환경 관리 – 알레르기 유발 요인을 줄이자
천식은 기도가 예민해지는 병이기 때문에, 작은 자극에도 증상이 쉽게 유발돼요. 따라서 아이가 생활하는 공간을 알레르기 유발 요인으로부터 안전하게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죠.
| 침구류는 최소 주 1회 고온 세탁, 햇볕에 말리기 |
| 카펫, 천소파, 커튼 등 먼지 쌓이기 쉬운 인테리어는 최소화 |
| 집먼지 진드기 제거를 위한 공기청정기, 진공청소기 사용 |
| 반려동물의 털 관리 및 공간 분리 |
| 실내 습도 40~60% 유지, 환기 자주 시키기 |
2) 감기 예방과 조기 치료
감기는 천식 증상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예요. 아이가 감기에 자주 걸리면 기도에 자극이 반복되면서 천식 발병 위험이 높아지므로, 감기 예방을 위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 독감 예방접종 등 필수 예방접종 꾸준히 실시 |
| 손 씻기 습관화 |
| 유치원, 어린이집 등 단체생활 시 외출 후 반드시 옷 갈아입기 |
| 외출 시 마스크 착용 (특히 미세먼지나 꽃가루 많은 날) |
3) 금연 환경 조성
가정 내 흡연은 아이의 천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결정적 요인 중 하나입니다. 주위 어른의 흡연이 아이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기억해 주세요.
4) 영양 관리와 면역력 강화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아이의 면역력을 높이면 감염성 질환 예방은 물론, 천식 관리에도 도움이 됩니다. 특히 항산화 효과가 높은 과일이나 채소,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 등을 자주 먹이는 것이 좋아요.
5) 정기적인 진료와 흡입 치료 기구 사용법 교육
천식을 진단받았다면 소아과나 알레르기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약물 치료나 흡입제를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흡입기를 아이가 제대로 사용하는지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해요. 때때로 부모님이 "약에 의존하게 될까 봐 무서워요"라고 말하곤 하지만, 사실 천식은 꾸준한 관리가 가장 중요한 질환이에요. 약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아이의 폐 성장과 삶의 질을 보호하는 방법입니다.
소아천식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지만, 결코 아이의 삶을 제한하는 병은 아닙니다. 부모가 천식을 잘 이해하고, 적절히 대처한다면 아이는 친구들과 똑같이 운동도 하고, 여행도 다니며 건강하게 자랄 수 있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이의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 그리고 예방이 곧 최고의 치료라는 마음으로 일상 속에서 실천하는 노력입니다. 아이가 편하게 숨 쉬며 자라날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이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줘야 할 때입니다.